일반 논문
국내 보편적 학습설계의 성공적 실행과 발전을 위한 제언
(Suggestions for the Successful Implementation and Development of Universal Learning Design
in South Korea)
† 교신저자: 권효진, 대청중학교, han-oyel@hanmail.net
투고일: 2021. 05. 31
수정본 접수일: 2021. 06. 30
게재 승인일: 2021. 08. 10
Abstract
The purposes of this study were to examine domestic and foreign studies, analyze the fundamental idea, principles, development processes, and effects of Universal Learning Design (UDL), and suggest the necessary factors for successful implementation and development of UDL in South Korea.
Most domestic and foreign studies analyzed show that UDL reports positive results on learners' educational achievement. In addition, the purpose of education revealed by the Framework Act on Education in South Korea. emphasizes the independent living ability of all people and the realization of the ideals of human mutual prosperity relations, and the introduction of UDL in Korea is justified in the light of the fundamental concepts and principles.
Law and institutional support are needed for the successful implementation and development of domestic UDL. Especially, not only in special education but also in general education-related laws, it is necessary to suggest responsibility for achieving educational attainment for all learners. Since the current curriculum and evaluation methods are very difficult to apply UDL, flexible curriculum development and various evaluation methods are needed. In addition, institutional and administrative support from schools and support systems from the educational environment and software aspects are required. In terms of research, it needs to be continuously carried out by expanding the scope in objects, methods, and fields. Finally, the need for awareness improvement and quality cultivation to enable teachers to execute UDL are proposed.
Keywords :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 successful implementation and development of universal learning design, inclusive education, research trends요약
이 연구의 목적은 국내 및 국외 연구를 고찰하여, 보편적 학습설계(UDL)의 개념과 원리, 발전과정, 효과 등을 분석해보고, 추후 국내에서 UDL의 성공적 실행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제언하는 데 있다.
분석한 국내.외 연구들은 대부분 UDL이 학습자의 교육적 성취에 긍정적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의 교육기본법에서 밝히는 교육의 목적이 모든 국민의 자주적 생활능력과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UDL의 국내 도입은 근본 개념과 원리에 비추어 볼 때 당위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국내 UDL의 성공적 실행과 발전을 위해서 법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특수교육뿐만 아니라 일반교육 관련 법에서도 모든 학습자의 교육적 성취 달성을 위한 책무성이 제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의 교육과정과 평가 방법으로는 UDL을 적용하기가 매우 힘든 구조이므로, 유연한 교육과정 개발과 다양한 평가방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교의 제도적.행정적 지원과 교육환경, 소프트웨어 측면의 지원시스템이 요구된다. 연구에 있어서도 대상, 방법, 분야 등에서 전반적으로 범위를 확장하여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이 UDL을 실행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 및 자질 함양이 필요함을 제언하였다.
주요어: 보편적 학습설계, 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 보편적 학습설계의 성공적 실행, 통합교육, 연구동향Ⅰ. 서 론
‘보편적 학습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는 원래 건축학에서 사용되던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 UD)’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UD는 1985년 Ronald Mace가 제시한 용어인데, 장애인 수와 고령 인구 수의 증가로 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무장벽(Barrier Free) 운동의 개념을 건축학 분야에 확장시킨 것이다(Bowe, 2000). 그리하여 사람들이 장애의 유무, 연령, 능력 등에 상관없이 그들을 둘러싼 환경의 시설을 쉽게 접근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건축학계의 변화가 교육계로 확장되면서, 장애를 다양한 학습자의 특성들 중 하나로 간주하고 모든 학습자가 그들의 학습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방법, 환경 등을 설계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대두되었다. UDL이 구현될 수 있도록 미국의 ‘응용특수공학센터(Center for Applied Special Technology: CAST)’가 큰 역할을 해왔다. CAST는 1984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장애학생의 학습을 도울 수 있도록 교육에 공학적 기술을 접목하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ose, Meyer, & Hitchcock, 2005/2010).
1989년 ‘인터넷(World Wide Web: WWW)’이 개발되고 컴퓨터가 발달함에 따라 교육공학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UDL의 실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는 더욱 양질의 방향으로 확장되어왔다. 이와 더불어, ‘교육과정 통합’(Hunt & Goetz, 1997)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2001년 「낙오학생방지법(NCLB)」과 2004년 「장애인교육법(IDEA)」이 개정되면서 법적인 기반이 뒷받침되어, 미국에서는 UDL과 통합교육에 대한 연구와 실행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었다. 이 법률들에 의하면, 교육기관에서는 모든 학습자들에게 최소로 분리된 환경에서 양질의 학습경험을 의무적으로 제공하여 학업성취 향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육 결과에 대한 책무성 강조, 전문적 자질의 교사 양성, 과학적으로 검증된 연구 기반 교수법 등을 강조하고 있다(CEC, 2005/2006). 이러한 맥락 하에서, 효과적인 통합교육을 위하여 UDL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부터 UDL에 대한 연구가 소수이기는 하지만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UDL의 원리와 실행 방법, 효과성 등을 고찰하고, 국내 및 국외 UDL 연구동향을 분석하여, 추후 국내에서 성공적인 UDL의 실행을 위해서 어떠한 요소들이 갖추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제언해보고자 한다.
Ⅱ. 보편적 학습설계의 개념 및 실행 과정
1. 보편적 학습설계의 개념과 원리
UDL은 근본적으로 뇌 기능 연구에 기반한 학습과 다중지능의 원리에 입각하여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구안하고, 학습은 능동적이며, 참여적이고, 개별적이며, 안전한 환경에서 일어난다는 원리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CEC, 2005/2006). 이를 바탕으로 여러 학습상황에서 다양한 특성을 지닌 학습자가 자신의 교육적 요구에 맞추어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학습목표, 학습내용, 교수방법, 매체, 평가 등을 고안하는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Bowe, 2000; CAST, 2008; CEC, 2005/2006; Orkwis & McLane, 1998; Rose & Meyer, 2002).
이러한 UDL을 실행하기 위하여 3가지 핵심 원리가 있다. 그것은 학습자의 인지적·지각적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내용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학습자가 표현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며, 학습자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CAST, 2008; Meo, 2008; Orkwis & Mclane, 1998; Rose & Meyer, 2002; Rose, Meyer & Hitchock, 2005; Turnbull, Turnbull & Wehmeye, 2010).
구체적으로, 다양한 제시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은 학습자가 정보를 인식하고 이해할 때 선호하거나 효과적인 방법이 개인마다 다르므로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내용을 제시하고 선택권을 주는 것을 말한다. CAST(2008)에서는 다양한 제시방법을 위하여 세 가지 하위 요소인 지각, 언어.상징, 이해를 위한 선택권 제공으로 범주화하고 있다. Rose와 Meyer(2002)는 강의, 유인물, 오디오 테이프, 강의 노트, 과학 잡지, 시연 등을 예로 들고 있다.
둘째, 다양한 표현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은 학습자가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익힌 내용 등을 표현할 때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CAST(2008)에서는 신체적 행동, 표현기술과 유창성, 실행기능에 대한 선택권 제공을 하위 요소로 범주화하고 있다. Rose와 Meyer(2002)는 구어, 차트, 말하는 워드프로세서, 글쓰기, 활동지, 온라인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작품 만들기 등을 예로 들었다.
셋째, 다양한 참여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은 학습자가 활동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고 학습에 노력을 기울이며 자기조절을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다양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CAST(2008)에서는 관심을 증가시키고 노력과 끈기를 지속시키며 자기조절을 할 수 있도록 선택권 제공을 제시하였다. Rose와 Meyer(2002)는 웹사이트의 활용, 메이킹 북을 통한 자료 만들기, 가상 조사 등을 예로 들었다. 그들은 또한 학습한 결과의 평가적 측면에서는 자기평가 등을 제시하였다.
Gardren과 Whittaker(2006), Rose와 Meyer(2002)도 UDL의 3가지 원리와 이에 대한 교수적 적용의 실례를 밝히고 있다. 이들 학자와 CAST(2008)에서 제시한 적용 요소를 <표 1>에 정리하였다.
2. 보편적 학습설계에 기반한 수업 실행과정
UDL에 기반한 수업 실행과 관련하여, Meo, G(2008)는 PAL(Planning for All Learning)을 제시하고 있다. PAL은 [그림 1]과 같이, 수업 실행 단계를 목표 설정, 상 황 분석, UDL 적용, UDL 수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표 1> 보편적 학습설계의 3가지 원리와 하위 요소 및 교수적 적용 실례
보편적 학습설계 의 3가지 원리 |
CAST(2008)의 가이드라인 | 3가지 원리에 대한 교수적 적용 실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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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요소 | 적용요소 | Gardren & Whittaker(2006) |
Rose & Meyer(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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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법의 내용 제시 |
인지방법의 다양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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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상징의 다양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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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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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표현 수단의 제공 |
신체적 표현방식에 따른 다양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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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력과 유창성에 따른 다양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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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적 실행기능에 따른 다양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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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참여 수단의 제공 |
흥미를 돋우는 다양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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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노력과 실행을 돕는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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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조절 능력을 돕기 위한 선택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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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AST (2008); Gardren, D., & Whittaker, C. (2006); Rose, D. H., & Meyer, A. (2002)
구체적으로, 목표 설정 단계는 국가가 제시한 교육과정의 하위 목표에 근거하여 학생들에게 학습자의 능력과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목표를 세우고, 교수내용을 계획한다. 이때, 표준 교육과정의 목표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주요 초점, 핵심 요소, 변형할 수 있는 요소, 비계, 원래 목표 재진술 등의 과정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상황 분석 단계는 교육과정과 학습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단계로, 교수전략, 자료, 평가방법, 학습자의 특성 등에 대한 기초 정보를 수집하고 교육과정의 방해요인을 파악하게 된다. 이를 위해 앞서 제시한 UDL의 세 가지 원리와 하위 요소에 대하여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수방법, 모든 학습자의 접근.참여.진보를 위한 새로운 방법, 자료(도구) 등을 분석한다. 그리고 학급 프로파일을 작성하는데, 여기에는 학습할 내용, 전략, 영향 등에 대하여 학습자의 강점, 약점, 선호와 관심에 대한 분석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수업의 방해 요소를 학생, 교수방법, 자료, 평가적 측면에서 검토한다.
셋째, UDL 적용 단계에서는 앞서 분석한 수업 방해요인에 대하여 UDL 해결방안을 모색한 후, 실제 UDL 학습지도안을 짜게 된다. 이때, UDL을 실행할 수 있도록 앞선 첫째와 둘째 분석 단계에서 설정한 학습목표, 교수방법, 내용조직, 자료선정, 평가방법 등을 적용한다. 그리고 학습자료, 매체, 활동지, 평가도구 등을 준비한다.
넷째, UDL 수업 단계에서는 실제 수업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여 수정 및 보완하게 된다.
Ⅲ. 보편적 학습설계 연구동향 분석
1. 국내 연구동향
국내에서 UDL에 대한 연구는 2002년경부터 시작되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허미영과 이정윤(2016)은 2002년부터 2016년 3월 말까지 국내 UDL 연구논문 62편을 분석하였다. 이에 따르면, 학술분야에서는 전체 중 절반이 넘는 비율이 특수교육 분야에서 이루어졌고, 그다음으로 일반교육, 교육공학 순이라고 하였다. 연구방법 측면에서는 문헌연구가 제일 많고, 그다음으로 조사연구, 실험연구의 순이라고 하였다. 연구주제는 ‘UDL 적용 후 효과를 검증한 연구’가 가장 많았고, ‘통합교육 환경에서 UDL 적용 가능성 탐색’, ‘UDL에 대한 인식·실행·요구분석’, ‘e-learning content와 app 분석 연구’ 순이라고 밝혔다.
한편, 옥민욱과 최나리(2018)는 2014년 이후 발표된 국내 UDL 관련 실험논문 7편을 분석하였는데, 그 중 5편이 특수교육 관련 학회지에 발표되었고, 나머지 2편만 교육계 학회지에 발표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방법으로는 모두 양적연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유사실험설계(quai-experimental design)’나 ‘단일집단 사전·사후검사’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은 중학생, 초등학생의 순서였고, 전반적으로 한 연구 내에서 참여자의 장애 종류가 동일하며, 지적장애를 포함한 연구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그리고 국내 연구 7편 모두 UDL을 적용한 학습지도안을 만들고, 실제 교수를 하여 효과성을 분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과목은 과학과 미술이 제일 많았으며, 종속변인으로 학업성취도나 학업기대 등 학습활동을 측정한 연구가 대부분이었고, 상호작용 또는 참여도를 학습활동과 동시에 측정한 연구도 있었다. 그 결과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학생에게 학업성취도와 참여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한편, 국내 연구들 중 UDL을 교과에 적용하여 효과성을 분석한 몇 가지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박주연(2008)은 UDL에 기초한 통합미술수업이 자폐범주성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학습과 관련된 미술과제수행과 상호작용에 주는 효과를 알아보고, 학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UDL에 기초한 통합 미술 수업은 자폐범주성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미술과제수행과 상호작용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통합미술수업에 UDL를 적용할 때는 학습자 요인, 수업목표와 내용, 교수방법과 환경, 평가 영역 등의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혜원(2010)은 UDL의 원리에서 제시한 자기조절 학습촉진전략이 초등학교 지적장애 학생의 수업참여행동과 비장애학생들의 국어과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연구참여 장애학생 3명의 수업참여행동이 증가되었으며, 비장애학생들의 국어과 학업성취도에서 유의하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보고하고 있다.
조선화(2011)는 초등학교 과학수업에 UDL를 적용하여 과학학업성취도에 미치는 효과를 양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상․중․하 집단 비장애학생들은 모두 과학학업성취도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였으나, 장애 학생의 경우, 실험집단 장애학생 1인은 사전․사후 과학학업성취도에서 차이가 없었고, 나머지 1명은 사후 과학학업성취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통제집단 장애학생의 과학학업성취도는 두 명 다 사후검사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하여, 사전․사후검사 도구를 비장애학생과 동일하게 사용하였다는 점과 배우지 않은 내용이 포함된 문제로 사전검사를 실시하여 무작위로 답을 선택하였을 가능성이 있어 장애학생의 과학학업성취도에 대한 신뢰로운 측정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는 점을 제한점으로 지적하였다. 아울러 장애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측정에 있어서 검사지 이외에 내용 이해도나 관찰 기록과 같은 보충적 자료를 활용하여 장애학생의 학업적 측면에 대한 효과를 더욱 풍부하게 입증할 필요가 있고, 학업적 측면 이외에도 수업참여도나 동기적 효과와 같은 행동적 측면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함을 밝혔다.
권효진(2012)은 UDL을 중학교 과학수업에 적용하여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과학학업성취도와 수업참여도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실험집단 장애학생들이 통제집단에 비해 전체 및 하위영역 성취도에서 상대적으로 향상된 경향이 나타났다. 비장애학생들의 경우, 실험집단이 지필 성적 전체 및 지식․이해영역에서 유의한 과학학업성취도 향상을 보였으나, 적용영역에서는 유의한 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잠재성장계층모형 분석을 통하여,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이 성취도에 따라 각각 4개의 하위집단으로 구분됨을 알 수 있었고, 성적이 낮은 하위집단의 경우 실험집단이 통제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취도에서 향상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하위집단 중, 성적이 높은 집단에서는 실험집단의 경우 점수를 유지하는 경향을 나타낸 반면, 통제집단의 경우 오히려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수업참여도는 실험집단이 통제집단보다 전체 및 각 하위영역에서 더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었다. 한편, UDL이 교사와 학생의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질적연구를 통해 분석한 결과, 다양성에 기반한 접근, 협력적 접근, 실천을 위한 전략적 접근, UDL 적용상의 지원 요구, 교육성과적 요소 등 5개의 주제와 12개의 하위 주제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학준과 동료들(2018)은 중학교 과학교사의 UDL 인식과 성공적 실행에 대한 연구에서 UDL기반 과학수업은 국내에서도 가능하며 모든 학생을 위한 과학이라는 기존의 교육목적과도 부합하고 긍정적 효과를 보고하였다. 그런데 이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은 모두 자유학기제가 시행되어 평가가 비교적 자유롭게 서술형으로 제시되는 중학교 1학년을 담당하고 있었고, 그중 한 교사는 정량적으로 평가를 해야 하는 중학교 2학년 이후의 수업은 평가가 단일한 방법으로 이루어져 수업의 집중도가 낮아지고 흥미를 상실하게 되어 무기력해지는 과정이 되풀이된다고 지적하였다.
2. 국외 연구동항
UDL에 대한 국외 연구는 국내 연구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2000년대 초반부터 원리 및 교수적 지침을 제안하는 연구, 인식을 조사한 연구, 보편적 설계를 적용한 e-러닝 개발연구, 현장 적용 후 효과에 대한 연구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옥민욱과 최나리(2018)는 2014년 이후 발표된 국외 UDL 관련 실험논문 15편을 분석하였는데, 그 중 10편이 특수교육 관련 저널에 발표되었고, 나머지 5편은 교육계 저널에 각각 1편씩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연구방법으로는 국외의 경우에도 양적연구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유사실험설계(quai-experimental design)’ 방법이었다. 연구대상은 중학생이 가장 많았고, 국내 연구와 달리,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하였다. 또한 비장애학생, 장애학생뿐만 아니라 이중언어 사용 학생, 읽기부진 학생, 영재 학생 등 다양한 요구를 가진 학생을 포함하고 있다는 특징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 연구 내에 정서장애, 지적장애, 언어장애, ADHD, 청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과 학습장애와 읽기장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여했다는 점이 국내 연구와 차이점이었다. 또한 UDL을 적용한 디지털 교수자료에 관한 연구가 8편으로, UDL을 수업에 적용하여 효과성을 분석한 연구 5편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과목은 과학이 제일 많았으며, 그 외에도 읽기, 사회, 기타 다양한 과목에 적용하였다. 중재자 측면에서는 국내 연구의 경우 주로 통합학급 교사나 일반교사가 UDL수업을 제공한 반면, 국외 연구에서는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함께 중재를 제공한 연구가 있었다. 종속변인으로는 주로 학업성취도나 학습기대를 측정하였고, 상호작용이나 참여만 살펴본 연구도 있었다. UDL 효과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학생에게 다양한 과목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King-Sears와 동료들(2015)과 Marino와 동료들(2014)은 UDL 수업이 일반수업과 비교하여 특별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Marino와 동료들(2014)은 UDL 중재로 인한 학습자의 학업성취도를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대안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제언하였다.
한편, UDL의 효과성을 분석한 연구들도 국내의 경우 주로 학습지도안에 UDL을 적용하여 수업을 제공한 연구가 많은 데 비해, 국외에서는 UDL을 적용한 학교 차원 프로그램과 교육과정 등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Lieber와 동료들(2008)은 효과적인 교수를 위하여 UDL의 원리와 개별화를 통합시켜 설계한 ‘children’s school success’라는 프로그램을 학령 전 유아들에게 적용하였다. 적용 결과, 장애가 있는 학령 전 유아들의 학업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UDL 요소와 개별화 방법 모두 기존 교육과정과 수업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이 모두에게 더 접근하기 쉬워야 한다고 밝혔다. Katz(2013)는 학교 차원에서 통합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Three Block Model of UDL’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효과성을 연구하고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UDL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 국내에서도 학교 차원의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외 연구들 중 UDL 수업의 효과성을 분석한 몇 가지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crey와 그의 동료들(2005)은 중학교 수업 전반을 대상으로 수업을 위한 학습가이드 개발에 보편적 설계의 원리를 적용하였다. 이때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조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구성하여, 모든 학습자들이 수업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그 결과, 학생들이 이전보다 서로 협력적으로 상호작용하였으며, 과제수행행동이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Dymond와 그의 동료들(2006)은 한 고등학교에서 공통과학 교과에 UDL를 적용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공통과학 1년 과정에 경도장애학생 5~8명, 중도의 인지장애학생 2명, 비장애학생 12~23명을 대상으로 UDL 수업을 고안하고, 질적연구를 통하여 역할과 책임, UDL 전략, 학생 결과, 적용 과정의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결과를 제시하였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역할과 책임에서 협력교사가 일반교사의 보조와 장애학생을 위한 수정의 역할을 넘어서 공동 교수자로 그 역할이 확대되었고, 특수교사는 특수학급에서보다 통합학급에서 역할에 대한 책임이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UDL 전략에서는 교수방법과 매체, 학생활동 및 상호작용, 사회적 기술, 참여에 대한 선택권, 학업성취도, 흥미도, 과제완수율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보고하였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평가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교육과정과 평가가 UDL 실행 시 가장 어려운 영역이며, 보다 실제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교수전달방식의 다양화, 학업기술의 실제 생활로의 일반화, UDL 효과성에 대한 지속적 평가, 학교의 지원 등을 제언하고 있다.
Kurtts와 그의 동료들(2008)은 중학교 과학 교과에서 UDL을 적용하여 다양한 학습자의 요구에 맞게 재설계하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이들은 총 5단계, 즉 1) 국가 또는 지역 표준에 맞추는 목표 설정 단계, 2) 다양한 학습자를 고려하여 계획 피라미드를 통한 교수 목표 설정 단계, 3) UDL에 적합한 자료들과 전략들을 제시하는 수업 단계, 4) UDL 실행 단계, 그리고 5) 학습한 결과 평가 단계로 구성된 UDL 수업계획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수업계획 모델을 적용하여 모든 학습자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계획을 세울 수 있고 학생들의 학업 수행 향상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학습내용을 3단계, 즉 1) 모든 학습자가 학습할 수 있는 것, 2) 모든 학습자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습자가 학습할 수 있는 것, 그리고 3) 몇몇 학습자가 학습할 수 있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또한 UDL의 원리에 적합한 자료와 전략을 제시하였는데, 자료에는 교과서와 활동지, 조작 활동에 사용되는 자료와 구체물, 컴퓨터 및 디지털 자료 등이 있고, 전략에는 차별화 교수, 융통적인 집단 배열, 핵심 정보의 압축과 의미 지도 만들기, 차트, 기타 도형 조직자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대상과 영역에서 UDL을 적용하고 있었는데, 수업을 중도장애 학생들에게 적용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한 연구(Browder et al., 2008)도 있었고, 인지장애와 읽기부진으로 구성된 고등학생에게 UDL을 적용하고 교육과정의 계획, 실행, 실제적 교수기술 등에 대하여 질적 분석을 하여 학습자의 요구에 맞추어 교수하는 교사들의 능력이 향상됨을 밝힌 연구(Meo, 2008)도 있었다. Pace와 Schwartz(2008)는 예비 특수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에서 UDL을 적용한 후 그 결과를 질적으로 분석하였는데, 읽기 과제를 완수하는 학생 수가 늘어났고 수업참여도가 증가하였음을 밝혔다. 이 연구의 참여자들은 설비가 갖추어지지 않은 교실에서는 UDL의 적용이 제한적이라고 하였다.
한편, McGuire-schwartz와 Arndt(2007)는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과 전반에 걸쳐 1학기 동안 UDL을 적용하여 질적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대상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참여, 관심 수준이 증가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참여 대상자가 소수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일반화시키기에는 제한점이 있고, 더 많은 참여자와 자료, 결과가 요구된다고 하였다. 또한 UDL 적용 연구가 많이 없으므로 추후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교실이 공학적으로 설비되어 있지 않아 UDL 적용 시 수정 작업이 필요하고, 충분한 자원을 사용하기에 제한점이 있다고 밝혔다.
Ⅳ. 국내 보편적 학습설계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고찰
2000년대 초 국내에 UDL이 소개되고 연구되기 시작한 지 약 20년이 지났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앞선 연구 동향에서 볼 수 있었듯이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UDL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현장에서는 UDL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실행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제시한 국내·외 연구들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UDL의 성공적 실행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국내에도 UDL의 실행을 위한 법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교육법(IDEA)」과 「낙오학생방지법(NCLB)」 등에서 학교에서 모든 학습자의 질적이고 실제적인 학습지원이 의무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등교육기회법(Higher Education Opportunity Act: HEOA)(2008)에서는 UDL에 대하여 그 기본 원리를 제시하며 학습 방해물을 제거하고 교수적 실제를 돕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구조라고 정의하고, 예비교사 양성과정에 UDL을 포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2015년 「모든 학생 성공법(The Every Student Succeeds Act: ESSA)」에서는 HEOA의 UDL 정의를 인용하며 UDL이 장애학생, 영어학습자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습자가 기대하는 학업성취도에 도달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보았다(옥민욱, 최나리, 2018).
국내의 경우,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통합교육을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유형․장애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제2조 8항)라고 정의하고, 통합교육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의 조정, 보조인력 및 학습교재·보조기기 등의 지원, 연수 등을 포함한 통합교육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제21조). 그러나 UDL의 실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 근거와 언급이 부족하다. 더욱이, 국내 학령기 아동 교육의 근간이 되는 초․중등 교육법에서는 의무교육에 대하여 “국가는 「교육기본법」 제1장 제8조에 따른 의무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시설을 확보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제12조)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통합교육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교육기본법에서는 교육목적에 대하여 모든 국민의 자주적 생활능력과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이바지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바(제2조), UDL의 근본이념과 상통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도 교육의 상위법에 모든 학습자에게 양질의 학습경험이 의무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교육책무성을 법적으로 명시하여 UDL의 구현 및 연구의 근거가 될 수 있어야 하겠다.
이러한 상황과 맥락을 같이 하여, 국내 UDL 연구물들 중 절반이 넘는 비율이 특수교육학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일반교육보다 특수교육에서 UDL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일반교육에서 따르는 법령에 통합교육과 UDL에 대한 언급이 없음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 교육과정에 관한 부분이다. UDL의 근본 개념에서는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을 나누지 않는다. 특수교육대상 학생들도 수많은 특성을 지닌 학습자의 일부로 보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육과정부터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을 구분하지 않고 UDL을 적용할 수 있도록 조정·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별도의 교수적 수정 없이 일반교육과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하나의 공통적인 표준교육과정에 쉽게 접근하여 성공적인 실행을 이룰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있지 않아서 UDL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선행연구 분석에서 살펴보았듯이, Dymond와 동료들(2006)은 UDL이 적용된 교육과정은 이미 모든 학습자의 요구를 수용하여 고안된 것이므로 별도의 수정이 필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 Lieber와 동료들(2008)은 UDL 요소와 개별화 방법 모두가 기존 교육과정과 수업에서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 학교 교육과정이 모두에게 더 접근하기 쉬워야 하며 보다 실제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과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진과 우정한(2016)도 UDL의 개념이 초기에는 일반교육과정에 접근하기 위한 교수매체와 교육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으나, 현재는 모든 학습국면에서 모든 학생들의 접근과 참여, 진전을 지원하는 교육과정 개발이라는 광의의 개념으로 변화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국내에서도 UDL을 보다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연구가 필요할 때라고 볼 수 있겠다. 지금도 UDL을 적용한 학습지도안 개발 및 수업의 실행, 교수매체, 교수방법, 교육공학 등의 연구가 지속되고 있으나, 이 연구결과를 큰 줄기로 통합하고 더욱 세분화시킨 연구를 통하여, 현장에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교육과정 개발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겠다.
셋째, 평가 부분에 대한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Marino와 동료들(2014)은 UDL 수업 후 학습자의 학업성취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대안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하였고, Dymond와 동료들(2006)도 평가가 UDL 수업에서 가장 변화가 적었던 영역이라고 밝히고, 수정된 평가 양식이 제공되기는 하였지만 학생이 그들의 지식과 기술을 표현하는 측면과 관련해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하였다. 이학준과 동료들(2018)도 UDL의 실행은 평가가 단일방법이 아닌 서술형으로 제공되는 자유학기제 시행 학년에서 보다 용이하게 실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UDL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서는 한 가지 기준이 아니라 개인별 학습목표에 따른 성취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유연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고, 학업성취뿐만 아니라 정의적 영역을 포함한 전반적인 측면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넷째, UDL을 실행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Dymond et al., 2006; McGuire-Schwartz & Arndt, 2007; 윤광보 외, 2002; 이정은, 염명숙, 2011; 권효진, 2012; 김남진, 우정한, 2016; 허미영, 이정윤, 2016; 이학준 외, 2018). 구체적으로, 지원시세템은 학교 지원, 교육환경 구축, UDL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학교 지원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교사가 서로 협력하여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시간 확보와 업무 경감, 수당·자격 부여, 인센티브 제공 등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학습자료, 보조인력, UDL 실행을 위한 연수의 기회 등이 제공되어야 하겠다.
또한 현재의 학교 교실은 공학적 설비 측면에서 이전보다 많이 보완되기는 하였으나, UDL을 적용하기에는 아직 설비를 갖춘 교실 수와 시설의 공학적 수준 등에서 제한점이 많이 따르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교육환경 구축에 대한 지원이 더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국내의 경우 UDL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학습자료들을 도움받을 수 있는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초부터 CAST가 주축이 되어 웹 사이트를 운영하며, UDL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권유하고, UDL 관련 연구를 실시하여 그 결과물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교수설계 프로그램과 각종 소프웨어를 개발하여 탑재하고 교사들이 쉽게 접속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아직 이러한 국가수준의 주축 기관이 없어서 개인 교사들의 노력만으로 UDL을 실행해야 하므로 어려운 측면이 많은 실정이다(구경본, 2010; 곽승철, 2010; 권효진, 2012; 김경민, 송찬원, 2005; 김희진, 2011; 박주연, 2009; 2010; 손지영 외, 2008; 이정은, 염명숙, 2011; 이학준 외, 2018;. 윤광보 외, 2002; 조선화, 2011; 허미영, 이정윤, 2016).
그러므로 교사들이 좀더 쉽게 UDL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학교 제도, 환경 구축, 소프트웨어 제공 등 종합적인 지원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하겠다. 교수적 수정과 환경조성 등을 교사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내야 하는 시스템에서는 UDL의 실행을 현실적으로 바라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다섯째, UDL의 실행을 위해 다양한 대상과 방법, 분야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앞선 연구 동향에서 살펴볼 수 있었듯이, 국내의 경우 UDL의 연구는 대부분 특수교육계에서 통합교육 환경 속의 학령기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을 대상으로 UDL 효과성 검증 또는 UDL의 구현에 대한 문헌연구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UDL 매체의 개발에 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손지영, 2011; 손지영, 차현진, 2019; 안미리, 2011; 안미리, 노석준, 김성남, 2009; 황윤자, 박현미, 안미리, 2014).
국외의 경우, 일반 교육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학령기 아동뿐만 아니라 유치원생에서 예비교사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포함하여 이중언어, 학업부진, 영재학생 등을 다양한 학습자를 대상으로 효과성을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또한 정서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포함되고 있다.
연구방법에서는 국내․외 연구들이 주로 질적연구, 양적연구, 단일사례연구, 메타분석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무작위 비교 실험설계, 혼합연구 등 보다 적절하고 다양한 연구방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연구분야에서는 국외의 경우 UDL을 적용한 디지털 교수자료에 관한 연구,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함께 중재를 제공한 연구, UDL 적용 교육과정과 학교 차원의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 등 좀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옥민욱, 최나리, 2018). 그러므로 국내에서도 연구 범위를 전반적으로 넓힐 필요가 있겠다.
여섯째, 교사들의 인식 개선과 자질 함양이 필요하다. Kortering와 동료들(2008)은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그들의 지역적 요구나 상황에 맞추기 위해 교수방법을 재정립하지 않는 한 혁신적인 전략을 받아들이는데 소극적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또한 교사들이 항상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목표를 우선적으로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사고와 행동의 핵심적인 부분을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고, 이는 학교 개혁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학준과 동료들(2018)은 UDL의 실행을 위하여 시설, 프로그램, 교사역량이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그 중에서 교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교사들이 UDL의 개념과 원리, 필요성에 대하여 인식하고 연수와 연구를 통하여 현장에서 UDL을 실행할 수 있도록 자질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이제 국내에서도 모든 학습자의 성공적인 교육적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UDL의 실행을 위한 명시적인 법률적 규정이 제정되어야 할 시점이고, 그에 따라 제도적․행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뒷받침 속에 지속적 연구를 통하여 UDL의 구현을 위한 유연한 교육과정과 다양한 평가 방법의 개발과 종합적인 지원시스템의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의 지원 제공과 성공적인 UDL 수업 실행을 이끌어 낼 수 있고, 그 혜택은 모든 학습자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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